4. 바운드
Volume 2
4. 바운드 Bound, 1996
새끼, 없다는 말은 안 하네. 폐에 새로이 공기가 들어오는 게 느껴진다.
“아주 대놓고 열려있던데, 시험해 볼래? 군용 프로세서가 순간적으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지?”
네 애인 뇌가 녹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캐스는 얻어걸린 패에 최대한 집중해 큰소리친다. 벌이가 끊기면 도박에 의존했으므로 블러핑 재주만큼은 괜찮았다. 마리는 입술을 지근지근 깨물며 그를 내려다보다가, 손을 푼다.
“그래도 전우였는데, 나쁜 사람이네요.”
“하, 씨발, 하하, 나쁘다고? 내가?”
캐스는 쓰라린 목을 쥐었다. 멍든 곳이 눌릴 때마다 얼근했다. 그건 입술을 삐죽이다가 올라탄 허리에서 일어난다.
“넌 뭐냐? 어디서 이런 게 굴러다니는 거지.”
“저도 말하자면 깁니다. 그냥 감정 서포트형 파브리카 유닛이에요.”
통증 조절로 얻어맞은 신체가 느리게 완화된다. 그냥 섹스로봇이라는 소리잖아. 어처구니없는 소리에 캐스도 벽을 짚고 숨을 쌕쌕거리며 일어났다.
“걘 지 뒷구멍 뚫린 거 모르지? ‘전우’라 못 본 척 지나갈 순 없겠는데.”
눈치를 보아하니 네바는 모르는 게 분명했다. 반전된 상황은 최대한 이용해 줘야 할 때다. 걸려든 단서를 물고 늘어진다.
마리는 그에게서 물러났다. 그리고 다시 호감용 미소. 목격자를 망설임 없이 제거하려던 태도를 싹 씻어낸다.
“원하는 게 뭡니까?”
“천천히 생각해 봐야겠는데.” 숨을 한 번 더 고르고. “일단 임플란트 수리 봐준다고 했지?”
유닛은 한순간 고민에 빠진다. 좀 전부터 그의 모든 생명 징후가 정지되었음을 눈치챈다. 호흡도. 규칙적인 심장 박동도. 숨길 것이 사라지고 억지 연기가 사라지자 남은 공간을 위화감이 메꾼다. 캐스는 피가 섞인 침을 손등으로 훔쳤다.
“가죠.”
어디로? 변화만큼 수긍도 빨랐다. 마리는 복도에 있던 문 하나를 연다. 텅 빈 공간에 작업대만 놓인 방이었다.
“앉으세요.”
“지금 당장?”
“봐 달라면서요.”
아드레날린이 꽉 찬 몸을 이끌고 작업대에 걸터앉는다. 줘터진 곳곳을 회복하느냐고 체온이 쭉쭉 올랐다. 나보다 태세 전환이 빠른 새끼는 처음 보네. 마리는 조명을 약하게 조절하고 앞에 와서 섰다.
“어쩔 셈이야?”
“상태 점검부터 하겠습니다. 포트에 직접 연결하거나 전기 신호로 간접 접촉해야 하는데, 전자는 당신 포트가 너무 더러워서.” 유닛은 흘끗 귀 쪽을 본다. 쯧. 저 자식 분명 혀 찬 것 같은데.
“전기 접촉은 어떻게 하는 건데.”
“점막이요. 신호 전송에 가장 편리한 경로입니다.”
기어이 웃음이 터졌다. 상황이 한층 더 이상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지금 키스하자고? 별꼴을 다 보겠네.”
“다른 점막을 원하십니까?”
“원한다면 해 줄 건가?” 지지 않는 유닛에게 허벅지를 쭉 벌려준다. 팔을 빼고 몸을 살짝 뒤로 기대면서. “전공 아냐? 해 봐.”
몸짓이 노골적으로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 채 고개가 느릿하게 내려온다. 찢어져 피범벅이 된 곳에 여린 입술이 닿고. 혀가 미세한 패턴을 그리며 들어왔다. 몸 안에 들어온 걸 가만 내버려두는 성격은 아닌지라 그대로 어울려준다. 신기하게도 혀가 움직일 때마다 격양된 몸 전체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키스는 금방 떠나지 않고 예상보다 훨씬 길게 이어졌다. 손가락이 빗장뼈를 타고 듬성듬성 노출된 티타늄을 만졌다. 한껏 흥분했던 신체에 혀를 섞자 차츰 야릇한 감각이 핀다. 슬슬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그게 물러났다.
“오래 걸리네.”
“파악하기가 힘드네요. 걸레짝 같은 신체라.”
숱하게 들어온 말이었지만. 이번에는 가치판단이 들어가지 않은 그 나름의 사실적시였다.
“당연하지. 돈을 얼마나 처부었는데. 그래서 못 고치겠다는 거야?”
“당신 군용 임플란트는 구형이죠. 두 세대 전 규격이면서 비공식 패치만 17개나 올라가 있고. 제대 이후로 전부 본인이 직접 건드렸네요. 패치 출처도 전부 다르고, 공식 채널은 아예 없고. 그 와중에 몸 안에 따로 돌아가는 OS만 3개. 세 개가 각기 다른 언어로 동시에 돌아가니 충돌 로그가 쌓인 게 언제부터인지 끝이 안 보입니다.”
“내 대단한 업적을 나한테까지 읊어줄 필욘 없어.”
마리는 그를 내려다보며 담담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몸 안의 개조물도 상용화 전 기술이 둘, 그레이마켓 영역이 넷, 불법이 셋, 나머지 두 갠 뭔지 정보조차 없습니다. 이 정도면 충돌이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한 구조예요. 어떻게 멀쩡하게 걸어 다니는지 신기할 정도로.”
멀쩡하지 않았죠? 애초부터. 문장 끝을 올리는 톤이 독특하다. 함부로 소중한 몸을 굴려댄 인간에 대한 조소인지. 그냥 사실 확인인지.
“못 고치겠으면 장황하게 떠들지 말고 못 고치겠다고 솔직하게 말해.”
캐스는 입술에 도로 둥글게 맺힌 핏방울을 핥는다. 비릿한 쇠 맛이 식도에 추가됐다.
“고칠 순 있습니다. 베이스에 깔린 군용 임플란트를 제대로 수선해서 토대를 다지고, 그 위에 뒤엉킨 모든 터미널을 통합해서 개편할 겁니다. 지금은 제멋대로 돌아가는 것들이 충돌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니까. 제 역작이 되겠군요.”
쉽게 말해 다 부순 다음에 교통정리하고 제대로 짓자.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었다. 기대보다 괜찮은 수확물을 수락하기도 전에 유닛이 또 입을 열었다. “다만.”
“다만?”
“설계도가 없으니 임플란트의 초기 원본을 추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군사 보안정보라 온라인에서 얻을 수도 없고.”
“구해오라는 퀘스트라도 줄 건가?”
“… 다행히 네바와 같은 규격이고. 네바는 제대 이후 원본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니 그의 모델을 비교하면 역연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까지 당신이 입을 다문다면 말이죠.”
마지막 문장엔 못마땅함이 가득했다. 내려다보는 시선에는 묘한 업신여김이 담겼고.
“임플란트 설계 정보까지 전부 쌔볐다는 거잖아? 이거 뒷문만 출입하는 게 아니네. 그런 응큼한 새끼가 만들어주는 OS를 어떻게 받아먹어?” 캐스 역시 약한 조롱을 담아 응수한다.
“못 믿죠. 원래 살던 물에 맞게 더럽게 사는 것도 방법입니다. 봐 달라고 부탁한 건 당신이니까.”
전 비밀을 지키고, 네바를 공격하지 않도록 최소한으로 협력할 뿐입니다.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제안을 하시지요. 마리는 상체를 숙여 그의 의안을 점검한다. 엄지와 검지가 조심성 없이 눈꺼풀을 확 벌린다. 굳이 말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텐데. 엉성하게 솔직한 유닛의 얼굴이 망막에 맺혔다. 캐스는 억지로 눈을 깜빡이며 빠른 결론을 내린다.
“제대로 만들어 봐. 마음에 안 들면 네바한테 바로 찌를 거니까 명심하고.”
“감각 증폭 모듈부터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그게 제일 시급한 문제기도 하고, 작업할 때 데이터 노이즈 때문에 방해되니까 우선순위로 삭제하는 게 좋아요.”
“오버드라이브 얘기야? 내 장사 밑천인데.”
그건 섹스용 개조물이었다. 전신의 성감대가 받는 신호를 슬쩍 찌그러뜨린 다음 증폭해 되돌려주는. 여러 이퀄라이저 설정으로 왜곡된 감각이 솔찬한 중독성을 줬다. 서포트형 유닛의 입에서 섹스 모듈이 언급되자 실실 웃음이 나온다.
“감각 체계에 외부 신호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은 위험성 때문에 불법입니다. 본인은 성관계 중에만 활성화된다고 착각하고 있겠지만, 기존 신경과 상당히 융합되어서 몸의 흥분도가 오르면 자동으로 켜지는 상태고요.”
“막 없애버릴 건 아니지? 암시장에서 수술할 때 돈 제법 들였어.”
“가장 충돌이 심한 영역이라 삭제를 권유합니다. 옷 밑으로 손을 넣어도 되겠습니까?”
큼직한 손바닥이 옆구리에 올라왔다. 밑으로 더듬기만 해서 되겠어? 캐스는 곧장 윗옷을 벗었다. 수없이 열고 닫은 흔적이 즐비한 몸이 드러났다. 전투가 남긴 상흔보다 자해에 가까울 정도의 개조 자국을 보자 유닛의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인다.
“아래도 벗어줄까?”
“허리 위면 됩니다.”
흥. 기가 차다는 듯 딱딱하고 쌀쌀한 코웃음이 흘러나온다. 자극하는 보람이 있는 유닛이었다.
“아무것도 삭제하지 마. 정리만 해.”
마리는 허벅지 사이를 더 벌리고 들어오려다가, 높이가 맞지 않는지 하나를 가운데에 당겨 그 위에 앉았다. 탄탄한 대퇴부 위로 가볍게 입은 맨 하체가 닿는다.
“맵핑 시작하겠습니다.”
손바닥이 설치된 망을 차근차근 짚었다. 복부 왼쪽에서부터 시작해서 주변으로 뻗어나간다. 단순히 훑는다기보다 각 지점에서 신호를 읽고 이동하는 방식이라 계속해서 움직임이 멈췄다. 아주 복잡한 매듭을 차분하게 푸는 것처럼. 가슴 신경이 몰린 곳을 감싸 쥐고 골똘하게 집중한다. 의뭉스러운 유닛치고 작업할 땐 처리하는 감정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는 편이었다.
“네바는 네가 이런 새낀 거 알아?”
여자와 몸이 가깝게 밀착한 데다 성감대 주위를 계속 주무르고 있자니. 가라앉은 줄 알았던 몸이 새롭게 뻐근해진다.
“무슨 뜻입니까?”
“협약 위반체인 거 아냐고. 핵심 금지사항 A부터 Z를 꽉 채워서 위반하고 있잖아. 사칭에, 인간 생명 침해부터 거짓말, 자가 코딩, 무기화까지? 연방이 알면 행성급 군대가 올 걸.”
“압니다. 그래도 좋다고 했어요.”
“지랄하네. 야생 유닛 은닉한 거 들키면 징역으로도 부족할 텐데.”
네바 언급을 하자 은근한 프라이드까지 읽힌다. 유닛이라면 학을 떼던 새끼였는데. 어쩌다 이런 것에 코가 꿰였지. 스톡홀름 어쩌고일지도 모른다. 물론 자세히 뜯어보면 호감형이긴 했다. 캐스는 헐렁한 옷 사이로 드러나는 곱상한 몸과 실루엣에 상등품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절대 그렇게 두지 않을 겁니다. 저도 네바를 좋아하니까요.”
“그런데 나한테 이러고 있는 거야?”
“당신이 수리를 요청했잖아요.”
섹스용 모듈을 콕 집어서 수리한다고 한 건 너잖아. 당연히 그다음 대답은 없었다.
그게 완전히 활성화된 건 마리의 손이 명치 부근까지 올라왔을 때였다. 복부 전체에 은은한 신호만 들어오다 확 켜지는 게 느껴졌다. 하반신이 거듭 경련해서 작업대를 단단하게 붙든다. 읏, 짧고 낮은 소리가 울렸다.
“정말 수리하는 거 맞아? 나 유닛한테 따먹히는 중인 거 아니지?”
“이래서 감각 관련 개조는 함부로 진행하지 않는 겁니다.”
“너도 제대로 맛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네바도 수술해 주면 좋아서 자지러질 거야.”
그쯤 하시죠. 마리가 낮은 목소리로 경고를 남긴다. 낯선 감각에 모듈이 분류를 못 하고 있었다. 그때 건조한 듯한, 골똘하게 퍼즐을 풀 때의 집중과 몰입 같은 감각이 흘러 들어온다. 섹스 상대방에게서 으레 넘어오는, 뜨거운 욕망이나 애절함과는 다른 결이었다.
프하핫, 큼직한 웃음이 터졌다.
“신호 역류하고 있구나. 맞지?”
불퉁하게 빡친 표정이 가관이었다. 낯선 자극을 관리하며 오버드라이브에 부하가 커지자, 접촉을 타고 저쪽으로 넘어가는 것 같았다. 서로의 감각이 넘나들며 교환된다.
내 말이 틀려? 대답을 재촉하자 마리가 더듬던 손을 꾹 눌러 그를 쓰러트렸다. 캐스는 작업대 위에 기껍게 누워준다. 웃통 벗고 벌러덩 깔리기까지 한 건 이쪽이었지만, 눈치 빠르게 주도권을 낚아챈 자의 여유랄까.
“네바가 우리 둘이 이러는 꼴 보면 뭐라고 할 것 같아?”
지금 허벅지에 닿은 속옷 완전 축축한 거 알아? 유닛 주제에 너무 적극적으로 밝히는 거 아니야? 마리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당황인지 짜증인지 그도 아니면 부끄러움인지 모를 것으로 허벅지를 꽉 조였다. 그거면 유효한 대답으로 충분했다.
“계속 떠들면 생명 신호만 간신히 부지하는 상태로 만들겠습니다.”
마리는 허벅지와 골반을 희롱하던 손을 빼앗아 작업대에 고정한다. 아앙, 무서워라. 손목이 결박된 채 그에게 가둬지자 적당한 스릴까지 더해져 흥분에 가속도가 붙었다.
“야, 우리가 방금 신종 플레이를 발명한 걸 수도 있어.”
종알대는 입을 멈추지 않자 마리는 결국 신경망을 더듬던 손을 떼고 입을 막았다.
“수리가 끝날 때까지 닥치겠다고 약속하면 떼 드리지요.”
입을 막았는데 어떻게 약속을 하냐고. 아래에서 계속 읍읍대며 혀끝으로 침을 바르자 마리가 몸서리치며 손을 뗐다.
“약속하시겠―”
“이따 수리 끝나고 함 빨아주면.”
퍽. 눈앞에 항성 몇 개가 튄다. 철썩, 이 아니라 퍽, 이었다. 뺨을 때리는 손바닥에는 진한 감정이 실렸으나, 살상용 주먹을 맞은 이후라 차라리 달달하다. 합. 캐스는 일부러 과장된 동작으로 입을 다문다. 시설대는 입가는 가릴 수 없었지만.
“유닛한테 맞으면서 섹스하는 경험은 아무나 못 하는 건데.”
이건 섹스가 아닌, 마리는 긴 한숨을 내쉬더니 하던 말을 멈춘다. 때리려던 손도 거둬들였다. 먹이를 주지 않겠다는 듯이 결연한 얼굴에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얼얼한 턱을 몇 번 열었다 닫으면서 작업 과정을 지켜본다. 전기신호를 정리하는 손이 아까보다 훨씬 뜨거웠다.
수선을 떨던 강화인간이 조용해지자 마리는 다시 몸을 더듬어 겨우 수리를 완료한다.
정리 완료했으니 OS 통합하겠습니다. 그는 흉부에 손을 가볍게 얹고 마지막으로 입을 맞춘다. 눈을 감고―‘찡그리고’에 더 가깝겠지만―업로드하기에 캐스는 기다리며 그를 감상한다. 밝은 속눈썹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었다.
잡음이 정리될수록 뿌옇던 뇌 일부분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인공 안구 뒤쪽을 누가 잡아당기는 듯한 만성 통증도. 컨디션과 상관없이 온종일 뻐근하던 오금도. 오랜 세월 함께해온 모래주머니가 툭툭 떨어져 내렸다.
“통합 터미널 설치 다 끝났습니다.”
하아, 후, 캐스는 정신을 가다듬으며 긴 한숨을 내쉰다. “다 고쳐진 건 내가 어떻게 알지?”
“두통이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자고 일어나면 다른 통증도 맑아질 겁니다. 한 번 정리해 드렸으니 앞으로 신체 개조나 강화 시술은 신중하게 상용 업체에서만 하시는 걸―”
“세상이 그렇게 원리 원칙대로만 돌아가진 않는단다, 아기 유닛아.”
부스럭. 그를 밀어내고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작업실 안에 사람이 들어선다. 저는 제작된 지 팔십 년이 넘은, 쪼잘대는 유닛의 입도 함께 다물린다.
“… 뭐 하냐?”
네바가 눈을 비비다 문 앞에서 멈춘다. 무드 넘치는 은은한 조명 아래 누운 캐스와, 그 허벅지 위에 올라탄 마리. 하나는 상체를 훤하게 깠고 하나는 바지를 안 입었다. 두 입술은 촉촉했고. 마침 마리의 손이 둔덕 위에서 막 떨어지는 타이밍이었다.
아무도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마리의 몸이 즉시 단단하게 굳는 게 전해졌다. 네바의 시선이 겹친 두 몸뚱어리에서, 새빨갛게 부어오른 캐스의 얼굴로, 목에 든 멍을 타고, 얼어붙은 마리의 얼굴까지 순서대로 움직였다.
“수리.”
캐스가 평온한 목소리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