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스트레인지 달링
Volume 3
- 스트레인지 달링 Strange Darling, 2023
네바와 똘마니 섹스로봇은 감독 인력을 따라 외곽 구역으로 이동했다. 캐스는 그들이 가는 모습을 본 다음 상점 안으로 쏙 들어온다. 뭐 두고 갔어? 상인이 고개를 내민다.
“저기. 나 뉴로 인터페이스 유저인데. 뒤질만한 수색 구역 없어?”
“그으래?”
붉은 머리가 반색한다. 물건 고를 때 몸에 달린 추진기 확인하는 시선도 체크했다. 캐스는 턱을 쳐들고 더 자신만만한 태도로 앞에 가서 얼쩡거렸다.
“어지간한 건 다 조작 가능하니까. 뜨끈따끈한 거 하나만.”
그는 굳이 BCI(*Brain Computer Interface)까지 설치된 애가 왜 여기까지 굴러들어 왔냐고 묻지 않았다. 보여줘. 이미 혹한 눈썹이 달싹거렸는데도, 의례상 확인 절차를 거친다. 캐스는 입은 상의를 잡아내려 인터페이스 연결 장치가 설치된 어깨를 보여준다.
“와. 더럽네.”
싱싱한 화상 흉터로 얼룩진 어깨가 드러났다. 거의 다 회복했기에 망정이지, 이게 얼마나 비싼 인터페이스인데. 성가신 유닛은 피부 바깥으로 금속 조각이 튀어나온 걸 보고 ‘뭘 뜯어냈냐’고 집요하게 캐물어 댔다. 이게 노동형 유닛 특정 모델에 연결하는 장치라는 건 전혀 모른 채. 뭐, 촌스러운 유닛은 모를 신기술이니까. 캐스는 옷을 올리고 어깨를 으쓱한다.
“시술 비용 아끼려고 셀프로 달았거든.”
“보기보다 더 미친년이구나.”
“용기 있고 대범하다고 해줘.”
선이 굵은 상인은 의사를 제끼고 마취 크림만으로 셀프 수술을 집도한 여자를 보며 눈을 깜빡거린다. 시술 가격이 비싸서 인건비는 자력으로 해결해야 했다. 대신 신경으로 직접 조작하는 만큼 BCI의 반응 속도나 정밀함은 일반 컨트롤러와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의뢰 몇 건으로 설치 비용을 회수한 지도 오래였다. 곰곰 생각을 마친 그는 가게 문을 잠근다.
“마침 줄 일이 있어.”
창고로 몰아넣으면서 그는 자신을 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냥 델? 응. 그냥 델. 나도 그냥 캐소드. 저와 비슷하게 출신 성분이 불분명한 이름이 호감이었다.
그러나 먼지가 수북한 소파에 앉혀놓고 기다리라고 하더니 한세월이었다. 내가 이대로 창고 털어먹으면 어쩌려고? 캐스는 홀로 후락한 창고를 지키며 내부 물건을 훑었다. 생긴 건 어느 행성 주택가의 평범한 차고 같은데, 체계가 꽉 잡혀있어 티 안 나게 슬쩍할 요소가 전혀 없었다. 무게 대비 값나가는 것도 없고. 수많은 장비를 둘러보다 마음이 지치는 것 같아 구석의 소파로 철수했다. 그 공간에서 유일하게 뽀릴 수 있는 소비재를 까서 입에 넣는다.
윽. 밖에서 판매하는 간식과는 차원이 다른 단맛이 입을 강타했다. 무식할 정도로 시큼한 백향과 액기스 때문에 볼 안쪽이 순식간에 쪼글쪼글해졌다. 이미 들어온 싸구려 사탕을 차마 뱉진 못하고 최대한 한곳에 머무르지 않도록 열심히 굴린다. 그러는 동안 델이 끼릭거리며 인터페이스 신호 장치를 밀고 들어왔다. 수색 드론용 장비였다.
“시냅스 동기화율 70% 이상인 거 확인되면 일 설명해 줄게.”
“놀라지나 마라.”
캐스는 어깨에 BCI 연결 패드를 부착하고 귀 뒤의 포트를 연결했다. 81%. 전성기 최고 기록인 94%엔 못 미쳤지만 만족스러운 수치였다. 숫자를 확인한 델이 나직하게 흐흐, 하며 웃었다.
“잘하네. 좋아. 한 7사이클 전에 외곽 계류망에 쪼그마한 함선이 걸렸어. 연료봉이 깨져서 미세하게 누출 중이라 사람은 못 들어가. 수동조작 드론 밀어 넣었다가 방사능 노이즈 때문에 잃어버렸고. 안에서 데이터 칩 하나 빼주면 나머지 화물 박스는 알아서 먹어.”
“표류선에서 칩 하나? 그런 난이도는 아무 유저가 가져와도 되는 거 아냐?”
왜 나 같은 뉴비한테 순번이 오지. 수상하게. 캐스는 눈동자를 인색하게 뜬다. 허를 찔린 델은 시원시원하게 인정했다.
“이 지역 갱이랑 연결된 함선이거든. 다들 눈 밖에 날까 봐 쉬쉬하면서 일감 안 받아줘.”
“뜨내기는 눈 밖에 나도 되고?”
“너 여기서 평생 살러 왔어?”
“아니.”
“그럼 상관없잖아.”
움~ 캐스는 약 올리듯 문장을 늘인다. 걔네 약점 잡고 내 세력 키우려고 하는 짓이니까. 성공만 하면 지내는 동안 뒷배는 확실하게 봐 줄게. 창고 수준 보면 감 오지? 델은 우주에서 넝쿨째 뚝 떨어진 기회를 단단하게 움켜쥐었다. 키가 큰 미인이 싹싹 비는 걸 보니 마음이 풍족해진다.
“주워 오면 뽀뽀도 얹어 줄 거야?”
“키스도 해 줄게.”
죽이 잘 맞는 짝이었다. 연결을 마친 캐스는 다이브를 위해 편안하게 소파에 늘어진다. 델은 뜻밖의 귀인을 만난 횡재에 가벼운 몸짓으로 옆에 붙어 앉았다. 데이터 패드를 이용해 함선 위치도 찍어준다. 연결된 드론은 스무스하게 움직여 금방 표류선까지 이동했다.
눈앞에 드론 시야와 실제 시야가 겹친다. 불을 환하게 켜둔 방 안에서 어두운 창밖을 보는 것처럼 세상이 포개져 고도의 집중이 필요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감각을 한 곳에 집중한다. 함선에 들어가기 전 일부러 탐지용 집게와 핀셋 같은 기능을 전부 꺼냈다가 넣었다. 물리 버튼이 필요 없는 신경 조종이었지만 여전히 집게 움직임을 따라 손가락이 움찔거렸다. 오래된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는 법이다.
카메라에 포착된 함선은 생각보다 상태가 구졌다. 옆구리가 완전히 찌그러져서 내부 격벽이 외부로 돌출됐다. 몇 방 크게 먹었군. 7사이클이나 지났다는데 내부엔 여전히 금속 파편이 떠다녔고. 카메라에 잘 잡히지 않는 미세한 잔해가 많아 충돌 주의가 필요했다.
캐스는 조바심 내지 않고 느린 속도로 내부를 유영한다. 세탁용으로 건져 올 블랙박스가 있는지 렌즈를 부릅뜨고 주황색을 찾았다. 그래, 거기 오른쪽으로 가. 그러다 옆에서 훈수가 들어와 한쪽 눈을 뜬다. 델은 그에게 기댄 채 데이터 패드 화면으로 드론 시야를 따라오고 있었다.
“웬 참견?”
“내가 맡긴 일인데. 방향 알려줘야지.”
“아까 찝어줬잖아. 내가 바보로 보여?”
너무 경계하는 티를 냈나. 수상해 보이지 않도록 다시 헤실거리며 농담을 가장한다. “도와줄 거면 시원한 맥주 하나만 갖다줘.”
“여긴 그런 거 없어. 외지에서 오면 귀신같이 제일 비싼 것만 찾더라.”
“그러면 아무 마실 거. 이따 인터페이스 과열되면 식혀줄 거 필요해.”
그가 잠시 나갔다 들어오는 틈에 블랙박스를 잘라내려 했는데. 허망하게도 델은 소파 밑의 냉장 시설에서 파우치를 꺼낸다. 대체 왜 소파 밑에 그게 있어? 한 번 앉으면 일어나기 싫잖아. 우주복 내피를 재활용해 만든 은박 파우치는 탄산이 들었는지 돌처럼 빵빵했다.
그에게 음료를 건넨 델은 뒤통수에 철판을 깔고 허벅지에 누웠다. 잔뜩 녹은 사탕이 입안을 구르다 옆구리가 깨져 더 새큼한 시럽이 흘러나왔다. 헤, 혀가 찌릿하게 끓어올라 캐스는 견디지 못하고 입을 벌린다. 그 상태로 아래를 보니 패드를 들여다보는 둥근 이마가 보였다. 시원하게 내보인 머리카락을 가까이에서 보니 염색한 듯 색이 얼룩덜룩하다.
신체가 밀착할수록 묘한 기류가 흘러 도로 눈을 감고 난파선을 뒤진다. 아무리 둘러봐도 주황색은커녕 눈에 띄는 색 자체가 없었다. 불법 튜닝선인가. 구린내가 난다.
“혹시 나 해적선 뒤지는 거면 지금 고백해. 마음의 준비 하게.”
“어허. 해적이라니. 소중한 리프 생명줄이야. 거기서 왼쪽으로 틀어.”
어쩐지. 뉘앙스를 보아하니 밀수선이다. 그렇다는 건 지금부터 더 집중해서 위장된 블랙박스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숨겨진 부품을 수색하려면 벽에 더 바짝 붙어 비행해야 한다. 다른 값나가는 화물 두고 그걸 찾는 걸 들키면 평범한 노동자가 아닌 게 소문날 터라. 도망자 신세인 캐스는 잔머리를 더 공들여 굴린다.
그가 칠 만한 단순무식하고 효과 좋은 연막이야 물론 한 가지였다.
“야, 이 동네에서 여자들 좀 먹으려면 어디로 가야 돼?”
“들?”
다다익선이잖아. 억양에 강조를 주자 델이 쿡쿡 웃는다. “맘이 급하네? 끝나고 얘기해.”
“당연히 달았지. 몸이 이래서 혼자서는 해결 못 하거든.”
일부러 금속이 접합된 손으로 볼을 감싸며 앙탈을 부린다. 오늘 착륙했잖아. 나 완전 발정기 상태야. 델은 딴전 피우지 말고 집중하라는 듯 손을 뻗어 칭얼대는 눈을 가렸다. 사용자의 신경 신호에 직접 반응하는 만큼 뉴로 인터페이스 운용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했다.
“핑계는. 거기에 흡입기 하나만 달아도 떡을 쳤겠다. 조용히 찾기나 해.”
일을 마쳐야 디저트를 먹지. 손짓은 제법 단호했다. 헤엥. 전기충격까지 딸린 무기를 보지에 넣을 생각은 없단 말이지. 캐스는 손바닥 아래에서 밀리지 않고 농을 던진다.
“잘 봐둬. 이게 멀티태스킹 마스터의 얼굴이니까. 유닛 운용 7중첩까지 가능한데 섹드립 하나를 못 할까.”
“미친, 진짜?”
그제야 델이 화면에서 눈을 뗀다. 그동안 허접 뜨내기들이랑 일하느냐고 수고했고. 내가 재밌는 거 보여줄게.
허풍을 늘어놓았지만 물론 뻥이었다. 그게 되면 여기서 구르며 음담패설이나 하는 게 아니라 어디서 융숭한 대접 받고 살았겠지. 운용은 아무리 노력해도 두 개까지가 한계였다. 절박함 없이 마음이 콩밭만 뛰놀아서 그랬나. 캐스는 일부러 쿨한 모습을 가장하며 드론을 조작했다. 집게를 들어 주괴만큼 커다란 파편을 밀어내고서. 눈꺼풀 너머로 잘생긴 턱선을 훑는 시선을 느꼈다.
빠작. 얼마 남지 않은 사탕이 어금니 사이로 들어왔다. 추가타를 맞은 침샘이 전신을 비틀며 유세를 부린다.
“아…, 실력 궁금한데?”
“언니들 모셔 와서 몇 판 해도 연결 유지한 채로 칩 긁어다 줄 수 있어.”
으스대며 허세를 부리자 델이 상체를 일으켰다.
“내기할래?”
눈을 뜨자 반투명한 드론 카메라 너머로 상인의 얼굴이 가득 담긴다. 짧은 정적이 흐르고 델은 무작정 턱을 잡아당겨 키스한다. 눈썹 하나 깜짝이지 않고 혀로 사탕이 있던 자리를 찔렀다. 쫄아든 점막을 문지르고 녹아내린 시럽을 빌려 간다. 침이 밖으로 흘러넘치게 차올랐지만 캐스는 가까스로 침과 드론 유지에 성공한다.
“나랑 키스하려면 돈 줘야 하는데.”
“아까 포상 땡겼다고 쳐. 허. 진짜 신기하네.”
입술을 움직이며 흘긋 본 화면에선 드론이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내부를 뒤졌다. 꿀꺽. 델은 새콤한 침을 그러모아 삼키면서 곰곰 생각한다. 캐스는 괜히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이빨 위를 혀로 건드렸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는데.
“더 할 수도 있어. 수색 마칠 때까지 네가 뭔 짓을 해도. 성공하면 내가 여기 지내는 동안 필요한 물품 다 대줄래?”
“무슨 짓도?”
음흉한 투가 묻어난다. 캐스는 창고 안을 의식하고 급히 덧붙인다.
“도구 말고. 신체만 이용해서.”
“흠. 좋아. 대신 도중에 드론을 벽에 박거나 날리면 100사이클 동안 여기서 무급 다이브.”
100? 살벌하네. 그리고 추진기도 걸어. 자신 없으면 얌전히 조종이나 하셔. 그러나 거의 다 꼬신 그를 여기서 놓칠 순 없었다. 캐스는 이를 지그시 깨물고 수락한다. 들뜬 몸이 허벅지를 짓눌렀다.
두 번째 입맞춤을 받으며 자리를 만드는 척 데이터 패드 화면을 뒤집었다. 함교 천장에 벌어진 틈으로 진입하기 전 시야를 가리는 것엔 성공했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드론은 자그마한 커터로 이음매를 해체하기 시작한다.
양쪽을 실패 없이 운영하려면 섹스 쪽은 델의 리드에 따르는 게 편했다. 캐스는 그가 밀어내는 대로 소파에 길게 눕는다. 그러다 보니 발 받침 용도의 거친 소파에 얼굴이 뉘였다. 주인이 길었으니 모자란 공간을 채우기 위해 덧댄 두 번째 소파였다. 어깨의 연결선을 건드리지 않게 웃옷은 벗기지 않고 가슴이 보일 만큼만 말아 올려졌다. 서늘한 한기에 털이 바짝 선다. 손가락 두께만치 도톰한 젖꼭지도 빳빳하게 고개를 내밀었다.
보기 좋네, 델은 곧장 그 위에 눕는다. 거대한 덩치가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덥석 누웠지만 숨이 턱 막히는 체중은 느껴지지 않았다. 자세 교정용 이불을 덮은 정도의 묵직한 따뜻함이 전신을 짓누른다. 캐스는 슬그머니 눈을 떠 가까이 다가온 얼굴을 살핀다. 항성 빛을 거의 받지 못해 투명한 피부가 혈색을 그대로 올려보냈고. 목에 부착한 후두 마이크엔 거뭇한 때가 탔다. 교체한 지 오래됐네. 씻은 지도. 외곽으로 빠지면 소리를 전달할 방법이 없었으니 모두가 범용 마이크 하나는 달고 다녔다.
듬직한 여자에게 깔리고 나니 저중력으로 둔해진 후각이 아쉬웠다. 조막만 한 사탕이 과하게 강렬한 맛을 품어야 하는 곳인 만큼. 날것의, 응축된 체취가 별로 전해지지 않았다. 캣은 아쉬운 대로 최대한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구멍 낸 천장을 확 잡아 뜯으면서, 델을 으스러질 듯 강하게 포옹한다. 밀도가 꽉 찬 근력을 느낀 델이 만족스러운 소리를 냈다. 곧 시원한 손이 옆구리를 덩굴처럼 감았다. 각종 개조 수술로 오돌토돌 피부가 일어나 만지는 느낌이 즐거웠다. 짙고 어두운 유두를 혀로 희롱하는 내내 치아 끝이 스치더니. 그가 고약한 습관대로 가슴을 깨물어댄다. 캐스는 급작스러운 통증이 들어올 때마다 헉, 하며 드론 탐지 봉을 조절했다.
그 뒤로도 온통 공격뿐이었다. 별다른 대화도 오가지 않고 그저 물고 빨고 깨물어댔다. 아주 능숙하진 않았지만, 정확히 그런 데 도움 되라고 설치한 오버드라이브가 부지런히 쾌감을 주무르고 반죽했다. 어두운 천장 통로를 탐색하는 동안 전신이 지글지글 끓는다. 인터페이스 핑이 조금씩 느려져 목줄기에 시원한 파우치를 댔다. 과열을 식히기 위한 그만의 야매 조치였다.
드론은 마침내 어설프게 숨겨진 블랙박스를 발견하고 짧게 선회한다. 타르 색으로 칠해진 기록장치를 몰래 잡아 뜯다가, 허리를 깨물려 확 튀어 오른다. 하마터면 천장에 박을 뻔했다. 드론은 아슬아슬 무사했으나 몸은 비음과 함께 비틀리면서 소파 아래로 떨어진다. 철퍽, 오래된 바닥에 먼지 쓰나미가 인다.
냉랭한 바닥에 깔린 캐스가 눈을 떴다. 다행히 연결 선은 빠지지 않고 팽팽하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이마에 난 혹에 입술 도장을 찍는다.
“그렇게 튀어 오를 일이야? 오버드라이브 효과 좋네.”
지그시 입술을 누르니 약한 중력에 당겨진 등보다 이마가 더 얼얼했다. 평소라면 쌍수 들고 환영했을 텐데. 중대한 내기 중인 게 아쉬웠다. 캐스는 지켜낸 블랙박스를 드론 트렁크에 숨겼다.
“취향 참.”
체감하기엔 짧았지만, 뒤엉킨 몸이 떨어지는 찰나의 시간에 분명 지연이 걸렸다. 기계 빛에 반짝이는 먼지도 바로 가라앉지 않고 나풀거린다.
동작이 한층 가볍고 경쾌해서, 캐스는 무중력에서 하는 섹스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기대가 쏠린 아랫도리가 다른 섹스 상상할 시간에 지금 이 바지나 벗겨달라고 원성을 접수하기 직전이었지만.